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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소개] 독일 율리히 연구센터 (Forschungszentrum Juelich GmbH)

FlyingBird 2023. 7. 19. 03:03

시작

최근에 기회가 되어서 한국에서 온 손님들에게, 내가 일하고 있는 율리히 연구센터를 소개할 일이 있었다.

일반적인 이공계연구자보다는 인문계통 출신의 협력사업을 담당하시는 분들이기에, 
내가 하는 일보다는 연구센터 자체 또는 기업과의 협력이 어떤식으로 이루어지는지 소개했어야 했다.

이를 위해서 자료들을 정리하였고, 블로그를 다시 시작한 김에 여기에서 한번 더 소개를 하고자 한다.


서론 - 독일의 연구협회 구성

한국의 이공계 출신이라면 막스플랑크 연구소라는 이름은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한국의 정부출연연구소 (정출연) 와 유사한 시스템이 독일에도 있다.

독일에는 4개의 연구협회가 아래와 같이 있고 그중 하나가 막스플랑크다. (위키피디아의 영문명을 가져옴)

막스플랑크 연구협회 (Max Planck Society for the Advancement of Science, https://www.mpg.de/en)

헬름홀츠 연구협회 (Helmholtz Association of German Research Centres, https://www.helmholtz.de/en/)

프라운호퍼 연구협회 (Fraunhofer Society for the Advancement of Applied Research, https://www.fraunhofer.de/en.html)

라이프니츠 연구협회 (Leibniz Association, https://www.leibniz-gemeinschaft.de/en/)

정확하게 표현하면, 한국에서 정출연을 통합 지원하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위의 4개 연구협회와 비슷한 개념이고,

각각의 연구협회에는 실제로 정출연에 해당하는 연구센터 또는 연구소들이 소속되어 있다.

 

아래 그림에 연구협회들을 포함해서 대략적인 독일 연구기관들이 어떻게 분류되는지를 보여준다.

  • 막스플랑크: 정부지원 * 기초연구
  • 헬름홀츠: 정부지원 * 기초-응용 연구
  • 프라운호퍼: 정부/기업 지원 * 응용 연구
  • 라이프니츠: 정부/기업 지원 * 기초 연구

독일 연구기관의 분류표 (Research institutions - Research in Germany (research-in-germany.org))


본론 - 한국 정출연 보다 훨씬 큰 크기를 가진 율리히 연구센터

내가 일하고 있는 율리히연구센터 (Forschungszentrum Juelich GmbH, FZJ)는 헬름홀츠 연구협회 소속이다.

아래는 간단한 소개영상(https://www.youtube.com/@FZJuelichDeResearch)이다.

혹시 영상에 나오는 다양한 분야들 (반도체, 슈퍼컴퓨팅, 바이오 등)을 통해 규모가 짐작이 가는가?

사실 율리히 연구센터는 한국의 정출연 몇개를 합칠 정도의 규모를 가졌다.

 

이해를 위해서 크게 임직원, 예산, 면적, 연구조직으로 나누어보았다.

숫자로 보는 율리히 연구센터 (https://fakten.fz-juelich.de/en/)

1. 임직원

임직원은 약 7천여명 (박사과정 포함)이 근무하고 있다.

그런데 이 수치는 연구센터와 직접 계약된 사람만 집계된 숫자이며, 실제 방문연구자 등을 합하면 상주 인원은 훨씬 많다.

(내 경우도 저때는 아헨공대와 계약한 상태에서 율리히 연구센터에서 일했기에, 저 숫자에 포함이 안되었었다.)

임직원중 연구인력이 약 4500여명, 프로젝트 관리 및 행정인력이 2500여명이라고 보면 된다.

 

비교를 위해 정출연 3곳의 임직원 현황을 알리오 (https://www.alio.go.kr/main.do)에서 가져왔다 (2023년 1/4분기)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임직원 989명 + 연수직 1394명, *연수직: 박사후연구원 + 학생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임직원 640명 + 연수직 490명)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임직원 1152명 + 연수직 677명)

 

2. 예산

예산으로 봐도 2021년 기준 약 1.2조원 (861 Million euros)을 지출하였는데, 위와 같이 알리오에서 비교해보았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약 4천 3백억원, 2022년 결산기준)

(한국화학연구원: 약 2천 5백억원, 2022년 결산기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약 4천 4백억원, 2022년 결산기준)

 

3. 면적

면적으로 봐도 율리히 연구센터는 축구장 약 240개에 달하는 엄청 넓은 부지를 가지고 있다.

율리히 연구센터와 서울 여의도 크기 비교, http://map.google.com/

절대적인 비교를 위해 서울 여의도와 비교해보았는데, 약 여의도의 절반정도 되는 크기이다.

(나는 지방사람이라, 이 비교가 체감이 되지는 않는데... 한국의 손님들은 꽤 놀라는 눈치였다.)

그리고 동시에 연구소 주변에 숲과 들판이 펼쳐져 있는 것도 같이 볼 수 있다.

(엄청난 시골이면서, 자연과 어우러지는 여유로운 분위기...)

 

4. 연구조직

연구조직을 살펴보면 크게 11개의 Institutes로 구분되는데,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 Ernst Ruska-Centre for Microscopy and Spectroscopy with Electrons (ER-C) (3)
  • Institute of Bio- and Geosciences (IBG) (4)
  • Institute for a Sustainable Hydrogen Economy (INW) (1)
  • Jülich Centre for Neutron Science (JCNS) (4)
  • Nuclear Physics Institute (IKP) (4)
  • Institute for Advanced Simulation (IAS) (9)
  • Institute of Biological Information processing (IBI) (9)
  • Institute of Energy and Climate Research (IEK) (14)
  • Institute of Neuroscience and Medicine (INM) (11)
  • Peter Grünberg Institute (PGI) (16)
  • Central Institute of Engineering, Electronics and Analytics (ZEA) (3)

괄호 안의 숫자가 세부 Institue의 개수인데, 작게는 단독 Institute도 있지만, 많게는 16개의 세부 Institute를 가지고 있다.

이때, 하나의 Institute의 규모는 약 20명 ~ 200명 정도이다.

한국의 정출연과 비교해보면 하나의 Institute는 대략 연구센터 ~ 연구본부 정도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때문에 11개의 Institutes (Institute의 묶음)들은 대략 한국의 정출연 정도로 볼 수 있게 되고,

조직으로 보면 율리히 연구센터는 한국 정출연 11개를 합친 정도의 규모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 (NST) 소속 정출연이 25개이니, 율리히 연구센터의 규모가 참 크다는 것을 한번 더 확인할 수 있다.

 

사실 이 부분은 헬름홀츠 연구협회의 특징일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 정보, 환경, 에너지 등의 거시과학을 다루다보니,

하나하나의 연구센터들의 규모가 굉장히 큰게 특징이다.

헬름홀츠 연구협회 소속 연구센터 몇몇을 살펴보면

German Aerospace Center (DLR): 임직원 10,327명, 예산 1,348 million Euros

Karlsruhe Institute of Technology (KIT): 임직원 9,905명, 예산 1,123 million Euros

Helmholtz-Zentrum Dresden-Rossendorf (HZDR): 임직원 1,470명, 예산 223 million Euros


결론 - 국가과학기술연구회 (NST)와 연구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NST-FZJ 연구협력 사업 소개 (NST 홈페이지), 2022 한국-독일 과학기술 워크샵 소개 (Forschungszentrum Jülich GmbH)

위의 자료에서 보이듯이, 현재 율리히 연구센터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사이에는 연구협력이 진행되고 있다.

듣기로는 훨신 큰 규모로 과제를 기획했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양측 5천만원 규모의 인력교류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희망적인 것은 2022년 11월에 한국-독일 과학기술 워크숍을 율리히 연구센터에서 진행하면서, 사진에서처럼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던 점이다.

독일에 당분간 남기로 한 만큼, 언젠가는 한국과의 교류에서 내가 교두보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


후기

사실 3년을 넘게 다니고 있지만, 내 소속기관에 대해  숫자로 비교할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게 된다.

이렇게 글을 무미건조하게 끝내기는 아쉬워서 연구소 사진 몇장 남기며 글을 마무리 한다.

율리히 연구센터에서 찍은 사진 (이지만 마을 공원에 놀러온 것 같은 사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