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이사를 간 후 1년 가까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함.

이전 집의 주인은 부동산회사 사장으로 월세 계약할때만 만나서 얘기하고, 다른 영역은 부동산 직원들과 대화를 했었다.

이전 집에 지내는 동안 안정적으로 매달 월세도 냈었고, 계약서에 있듯이 3개월 전 통보도 해서 확인편지도 받았고, 이사 후에 집을 깨끗이 만들고 부동산 직원에게 확인도 받았다.

그리고 때가 되면 보증금을 돌려주겠지 하다가 6개월 후에도 연락이 없길래, 이상해서 당시 연락하던 부동산 직원에게 문의를 남겼으나, 조금 더 기다려 보라는 답을 받았다.

해가 바뀌고도 연락이 없어서, 다시 연락을 했으나 역시 조금 더 기다려 보라는 답이 왔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정식으로 편지를 작성해 집주인에게 보내보라는 글이 있었다.

계약종료 약 9개월 후인 시점에 '2주 이내에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으면 법적조치를 하겠다'라는 내용으로 편지를 보냈다.

하지만 역시나 묵묵부답... 답장이 오던 직원마저 답장이 안오기 시작했다.

한국과 달리 독일의 보증금은 3개월치 월세수준이라 하지만, 무시하고 살기엔 억울하고 답답했다.

본론: 세입자협회(Mieterverein + 지역명) 의 도움을 받다 

저쯤되니 오기가 생겨서 더 방법을 이래저래 찾았었는데, 우연히 세입자협회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독일인들 조차도 집주인과 세입자 사이의 갈등이 종종 벌어지다보니,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세입자협회가 생겨났다.

보증금 반환문제부터, 집 수리 문제, 관리비 정산, 월세 인상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해 세입자협회의 조언을 구할 수 있다.

내가 살고있는 지역명 + Mieterverein으로 검색하면 지역의 세입자협회 홈페이지를 찾을 수 있다.

내 경우에는 연회비 약 100유로 정도를 냈고, 회원자격으로 무료로 변호사의 도움도 받을 수 있었다.

내가 상담요청을 했을 때, 약 2주뒤쯤으로 변호사와의 전화상담이 잡혔고, 그 사이에 관련된 서류들 (내 경우는 집 계약서, 계약해지 통보서, 퇴거 확인서, 보증금 반환요구서 등)을 이메일로 제출했다.

변호사는 익숙한지, 편지를 써줄테니 한 2주쯤 뒤에 다시 연락을 하자고 했다.

결론: 기다리고 기다리던 보증금을 돌려받음.

그리고 놀랍게도, 내 편지에는 응답조차 안하던 집주인이, 변호사의 편지에는 반응을 했다.

물론 단 한번의 편지에 모든게 해결되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약 1년만에 보증금을 돌려받았다.

 

웃긴건, 관리비 정산의 문제로 그와중에 약 100 유로 쯤 (전년도 관리비 정산 기준)을 묶어두었다.

이건 따로 한 3개월인가 뒤에 관리비 정산이 완료될 때 쯤 연락해서 받아냈다.

이때조차도 처음 내 개인메일엔 답장도 안하다가, 세입자협회까지 끼워서 메일보내니 답장이 왔다는 웃픈 사실.

바빠서 확인을 못했을 수도 있겠지만... 참 답답한 집주인이였다.

(2020년 관리비 정산결과를 2022년 초에 받았던 집이였으니.. 이유는 모르겠으나 평범하진 않았던 것 같다.)

부록: 세입자 협회 자료를 활용한 집주인의 월세 인상안 조정

새로운 집에 이사를 오고 1년 반쯤 지나자, 집주인으로부터 월세를 기존의 약 12 %를 인상하겠다는 통보가 왔다.

처음에는 무슨 소리지 싶었는데, 집 계약서 항목에 '독일 소비자물가지수'를 기준으로 월세를 변경한다는 조항이 있었다.

슬프게도, 내가 이사온 후에 코로나로 인한 물가상승이 나타났고, 1년 반만에 소비자물가지수가 12 % 높아진 것이다.

계약서 항목에 있는 것 때문에 앉아서 당해야 하나 하다가, 세입자 협회 홈페이지에서 월세 인상 항목을 읽어보았다.

 

홈페이지의 설명에는 집주인이 제시하는 인상 이유에 따라 설명이나 대처방법 등이 서술되어 있었다.

이중에 지역임대료를 비교해둔 자료(Mietspiegel)가 있었는데, 단위 면적당 임대료를 최근 4년간 통계해둔 자료였다.

이를 확인해보니, 내가 이사오기 이전에 이 지역은 이미 큰 폭으로 상승했고, 이사온 이후에는 소강상태였다.

그리고 소비자물가지수조차 코로나라는 특수상황이 없었다면 평균적으로 1년에 약 1~2% 수준의 상승을 보인다.

 

이러한 비교 자료를 제시하면서, 집주인에게 월세 인상안을 제안된 수치의 절반인 6% 정도로 조정을 요청했다.

계약서에 작성된 항목이 있어서 불안했지만, 정말 다행히도 집주인은 승낙을 해주었다.

혹시나 이 글을 보는 여러분도 집주인의 월세 인상요구가 있다면, 자료를 준비해서 조정을 요청해 보길 바란다.

추가: 알아두고 필요하다고 느껴지면 미리미리 가입할 보험들

외국에 살다보니 문화적인 차이 등으로 인해 실수하고 큰 손해를 볼까 두려울 때가 있다.

위에 써둔 사례들처럼, 한국에서는 좀 생각하기 힘든 부분들을 마주치는 경우들이 생긴다.

심리적인 것 까지는 어려워도 금전적인 부분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보험들을 아래에 소개해 본다.

집보험 또는 가재보험 (Hausratversicherung, Contents insurance)

자연재해, 도둑, 화재, 불의의 사고 등으로 내가 살고 있는 집 (내부) 또는 가재도구에 대해 보상해주는 보험

* 자가일 때 집주인으로 드는 집건물보험 (Wohngebäudeversicherung)과는 구분

전해듣기로는 벽을 기준으로 벽 안쪽은 세입자의 책임영역이고, 벽 바깥쪽 (배관 등)은 집주인의 책임영역이라고 한다.

책임보험 (Haftpflichtversicherung, Liability insurance)

내가 (또는 내가족 구성원이) 제3자에게 피해를 입혔을 때 대신 보상해주는 보험

키우던 화분이 떨어져서 상해를 입혔다거나, 물이 튀어서 기계가 고장났다거나 등등

살다보면 실수로 부득이하게 피해를 가하게 될 때가 생기는데, 그때 최소한 금전적으로는 부담이 되지 않도록 해준다.

건강보험 - 공보험과 추가보험

독일에 정식으로 지내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건강보험 (공보험, 사보험)이 필수이다.

나는 TK 공보험에 가입이 되어있는데, 공보험이니 만큼 당장 아파서 생기는 문제들을 제외하고는 100% 보장이 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독일에서 지내면서 생각해보니 치과치료나 한국식 건강검진이 잘 안되서 아쉬울 때가 있었다.

이렇게 TK에서 보장해주지 않는 영역에 대해 보장받고 싶다면 협력사 Envivas 홈페이지를 참조하길 바란다.

(Envivas products - Exclusively for TK members

대표적으로 여행자보험 (유럽외 국가에서의 의료비, 독일로의 환자 이송비 등등), 한국식 건강검진 (CT, MRI 등), 치과치료 (스케일링, 충치치료 등) 등 다양한 부분에 대해 추가 항목으로 가입이 가능하다.

다른 공보험사도 비슷한 추가보험 형태가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독립적으로 추가보험들(치과보험이 대표적)을 가입하는 방법도 있으니 관심있는 분야를 더 찾아보길 바란다.

참조

독일에 살면서 꼭 알아야 하는 보험 총 정리! | 구텐탁 코리아 : 독일 한인 포탈 사이트 (gutentag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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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경우 월급은 각 월말 근무일에 입금되고, 며칠후 우편으로 급여명세서가 도착한다.
급여명세서 구성을 보면, 세전 월급이 표기되어 있고, 각종 이유로 빠져나가는 비용이 표기된 이후 마지막에 최종적으로 내 계좌에 입금되는 비용이 적혀있다.

내 경우 총 6가지의 비용이 빠져나가는데 하나씩 살펴보자.

1. Lohnsteuer (소득세)
내 경우 월급의 약 18 % 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2. Solidaritätszuscherung, lfd. (통일세)
1번 소득세의 5.5%로 (월급의 약 1 %) 부과되는 세금으로, 통일후 재건에 쓰인다고 한다.

3. Krankenversicherung (건강보험)
내 경우 월급의 약 7.7 %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한국과 다르게, 여러 건강보험사 중 하나를 골라서 계약해야 한다.

4. Rentenversicherung (연금보험)
내 경우 월급의 약 9.3 %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5. Arbeitslosenversicherung (실업보험)
내 경우 월급의 약 1.2 %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6. Pflegeversicherung (수발보험)
내 경우 월급의 약 1.8 %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우리나라에 없는 개념인데, 가족의 기능이 현대사회에 약해지면서, 노년기에 다양한 수발이 필요할 때 사회가 그 기능을 대신해서 수행하는 개념이다.

종합해서, 내 경우 실수령액은 계약서 월급의 약 61 % 수준이다. 내 경우 한국에서 받았던 실수령액은 계약서 월급의 약 87 % 였던 생각하면, 계약서와 실수령액의 격차가 많이 큰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니 독일로 취업을 하실 분들은, 계약서상 급여와 실수령액과의 차이를 기억하시고 연봉을 고려하시길.

독일에 지낼 집을 구한 뒤에 당연히 인터넷을 빠르게 신청했다.

하지만... 실제 인터넷이 설치될 때까지 1달이상 소요되었다.

한국과는 어떻게 다른지 나름대로 검색했던 내용을 남겨두려 한다.

 

우선, 독일의 인터넷 방식은 크게 DSL과 케이블 방식으로 구분된다.

DSL은 한국에서 2000년대 초반에 광고에서 들었던 ADSL / VDSL의 그 DSL로, 전화선을 통해 인터넷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케이블 방식은 광케이블과 같이 인터넷 전용 전선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처음에는 인터넷 업체에서 광케이블이 가능하다고 해서 설치를 신청해 두었는데, 막상 집에와서 보니 불가능했다.

업체 계약을 해지하고, 다른 업체에 DSL 방식을 신청했다.

그리고서 무려 기사분이 3번이나 방문을 한 끝에 인터넷이 연결되었다.

사실 한번에 끝날 일을 3번이나 하게 된 이유때문에 이 글을 적게 되었다.

 

독일의 인터넷 설치과정을 보니, 인터넷 연결이 건물 외부 중계기 - 집 건물 내부 중계기 - 우리집 3단계로 이어진다.

보통 한국에서는 우리집 포트에 단말기만 연결하면 끝인데, 독일에서는 건물 내부 중계기의 연결작업을 추가로 해야한다.

왜냐하면 집을 이사갈때 인터넷 사용 종료요청을 하면 중계기에 연결된 선을 끊어서 사용중지를 시키기 때문이다.

(한국처럼 전산상으로 사용종료 시키는 것이 아니라, 물리적으로 단선을 시킨다.)

때문에, 건물 내부 중계기의 위치를 알고 있어야, 기사가 방문했을 때 우리 집과 건물 외부 중계기를 연결해 줄 수 있는 것이다.

보통 건물 중계기는 지하실에 존재하는데 (마당이 있는 경우 마당쪽 벽면에 있을 수도 있다) 이 지하실때문에 혼란이 있었다.

내가 살고 있는 건물은 한국식으로 말하면 4층 아파트에 1/2라인과 3/4라인 두개가 있는 건물이다.

우리집 라인의 지하실에는 전기 계량기들만 있었던 작은 곳이였고, 다른편 라인에 인터넷 중계기를 비롯한 다양한 설비들이 있었다.

한번은 위치를 몰랐고, 다음번에는 지하실 문이 잠겨있었다.

여러분은 필히 집주인이나 관리인에게 "열쇠"를 받고 "위치"를 같이 확인해 두길 바란다.

 

기사분은 우리 집 포트에 신호 발생기를 연결해두고, 지하실에 있는 인터넷 중계기에서 우리집과 연결된 포트를 확인, 연결을 해주는 것이다.

한국인에게 생소한 직사각형 방식이 DSL이고, 검은색/빨간색 선과 연결된 왼편은 전화선 / 실제 인터넷 연결은 중앙 포트에 연결한다.

연결된 파란색 기기는 모뎀과 무선공유기 역할을 모두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좌) 우리집 포트를 확인하기 위한 신호발생기 연결상황 / (우) 실제 인터넷 연결상황

우리집 건물 중계기의 겉모습은 독일 도이치텔레콤 (T)마크가 선명하게 찍힌 회색 박스였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더 오래된 건물에는 POST라고 표기된 경우도 있다는데, 90년대인가 민영화되기 전에는 우체국 소속이였다고 한다.

엄청나게 많은 흰색 선들이 이 중계기 (정확하게 말하면 교환기?)로 연결되어 있었다.

사실 나는 운이 나빴던게, 보통 인터넷 기사가 건물을 기억하는 경우에는 한번에 찾아간다고 한다.

나 역시 마지막 인터넷 기사분은 지하실 위치가 여기라고 바로 아셨다. 

한달이 넘는 기다림 끝에 인터넷은 연결되었고, 그 인터넷 속도는 내가 계약했던 속도인 100 Mbit/s가 잘 표시되었다.

사실 숫자로는 체감이 안되서 계약할때도 고민을 했지만, 적당한 화질로 유튜브나 넷플릭스 보는 수준은 무리가 없었다.

아, 결과에서도 보이지만, 독일 인터넷은 보통 비대칭 속도 (업로드가 훨씬 느리다) 이므로, 업로드가 잦은 분들은 좀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좌) 독일 도이치텔레콤 마크 (대문자 T)가 있는 중계기 / (우) 우리집 인터넷 속도

휴대폰 테더링처럼 독일에도 휴대폰 LTE 신호를 와이파이로 쏴주는 인터넷 연결방식도 비교적 최근에 사용되고 있다.

Vodafone Gigacube나 Telekom Speedbox를 검색해보면 관련된 정보를 찾을 수 있다.

이용료가 상대적으로 많이 비싸지만, 설치 스트레스가 없고, 핵심 중계기 근처에 거주한다면 정말 쾌적한 속도를 느낄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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